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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친환경 농산물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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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다루는 일에 종사하다보니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식중독과 불량식품, 음식물 원산지 위변조와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다 최근 GMO(유전자변형) 농산물 논란이 가세하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질문이 잦아지는 요인이다.

 

사람은 하루 평균 2.5kg 가량의 음식과 음료를 섭취한다. 1년이면 1톤에 육박하는 양이다. 매년 자기 몸의 15배에 달하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만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먹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보약에 앞서 매일 먹는 식품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식품의 오염은 토양, 수질 등 환경으로 인한 1차 오염과 첨가물 또는 가공으로 인한 2차 오염으로 나뉜다. 2차 오염은 제도적 장치로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반면, 1차 오염은 오염원이 광범위해 차단이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또한 1차 오염이 근절되지 않는 한 2차 오염을 막는데 해도 식탁에는 여전히 위험한 음식물이 올라온다. 1차 오염을 막는데 힘써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1차 오염에서 자유로운 식자재를 먹는 것이며, 현실적으로는 ‘친환경농산물’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이란 농약과 화학비료, 사료첨가제 등 합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규정에 따른 최소량만 사용한 농산물로 정부의 인증을 받은 것이다. 친환경적인 재배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신선함은 물론 안전과 위생을 신뢰할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가장 큰 장점은 인체에 유해한 각종 화학물질과 유해성을 의심받고 있는 유전자변형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영양소 분석에서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작물은 일반 작물보다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를 60% 이상 더 많이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항생물질 잔여물이 없고 성장촉진제와 인공 첨가제, 보존제, 색소나 향 첨가물을 함유하지 않아 건강에 이롭다.

 

영양학적 측면에서 친환경농산물의 진가는 항산화물질의 함유량에서 찾을 수 있다. 식물은 이동성이 없는 만큼 각종 미생물과 해충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기방어물질을 만들어 낸다.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la)이라고 불리는 식물 영양소가 그것이다. 강력한 항산화 활성효과를 가지고 있는 이 물질은 면역력 증진과 노화방지 등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항산화물질이 일반 관행농법으로 재배된 작물보다 친환경농산물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다. 각종 미생물과 병충해 등 외부 위해요소의 위협을 받으며 성장하는 작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항산화물질을 보다 많이 활성화시킨다는 얘기다. 농약을 사용하면 각종 병충해와 함께 미생물이 죽게 되고 식물의 자기방어기능 또한 약해지면서 유익한 물질의 생성 또한 억제된다.

 

친환경농산물은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과 기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화학물질이나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재료의 원래 맛이 살아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어렸을 때부터 먹게 되면 우리 몸은 음식 본연의 맛에 익숙해지게 된다. 각종 조미료와 첨가제에 길들여져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면서 결국 건강을 잃어버리는 현대인의 식습관을 감안할 때 이는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성장기 아동일수록 이러한 식습관은 평생의 건강을 지키는 관건이 될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또 다른 가치는 밥상을 자연과 하나 되게 함으로써 우리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데도 있다. 자연의 섭리를 따라 얻은 것들로 식탁을 차리고 자연의 맛을 통해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생태계의 일원으로 스스로를 고양하는 길이다. 먹거리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온전한 생명체이자 자연의 일원임을 기억한다면 감사의 마음 또한 저절로 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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